최근 창사 10주년을 맞이해 사무실을 이전한 UTAA는 그동안 그들이 보여왔던 프로젝트처럼, 도시의 골목길에서 여유로움을 주고 사용자와 인근 주민들이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. 프로젝트의 이름인 ‘도시다반사’에서 ‘다반사’는 차(茶)를 마시고 밥(飯)을 먹는 일(事)을 의미한다. 중곡동 주택가 어느 골목에 위치한 UTAA의 오피스 도시다반사는 그 이름처럼, 도심 속 일상의 구석구석을 좋은 공간들로 채우는 데 일조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지어졌다. 사이트인 중곡동의 골목은 흔히 볼 수 있는 주거지역의 가로풍경을 가지고 있었다. 주변의 모든 건물들이 각자 최대 용적에 맞는 박스 형태로 들어서 있었으며, 도로와 건물 사이, 건물과 건물 사이 숨 쉴 틈 없이 빽빽한 전형적인 골목길의 모습 위로 지역 주민들의 생활이 담겨있었다. UTAA는 이 골목에 여백을, 틈을 만들어 그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시각적인 여유를 주고 싶었다.     
 
 
 
대지 전면의 폭은 10m가 채 되지 않고 동서로 좁고 긴 형태였다. 또한, 대지를 둘러싼 건축물들의 일조권 역시 고려해야 했다. 그동안의 프로젝트와 다른 결의 작업이었던 만큼, 흔히 사용하지 않던 마감재, 새로운 구법을 통해 입체적이고 리듬감 있는 건물을 구상하게 됐다. 여백을 통한 여유, 숨 쉴 수 있는 건축물이라는 키워드와 더불어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은 계단의 배치였다. 2, 3층은 16명 직원들의 사무공간으로, 4층은 세미나, 휴식 시간, 티타임과 미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구상한 만큼 건물 전 층에 접근성이 좋은 계단을 구성하는 것은 필수적이었다. 그러나 건물 내부에 계단실을 따로 둔다면 사무실이 좁아지면서 남, 북으로 나뉘기 때문에 차라리 계단이 건축물 외부를 두르며 위아래로 각 층을 오르내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. 외부의 계단 덕분에 층계를 오르며 하늘을 바라볼 수 있고, 계단에서 내려오면서 중곡동 골목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.
 
 
 
1층에서 외부의 계단을 통해 다다르는 지상 2층은 8명의 직원들이 근무할 수 있도록 중앙에 사무 공간을 마련했고, 전면부에는 소규모 회의를 위한 미팅룸을 배치했다. 중목 구조로 구분한 이 공간은 클라이언트에게 샘플이 되기도 하는 공간이다. 도시다반사의 2, 3, 4층에는 각각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는데, 2층의 테라스는 바닥을 스틸 그레이팅으로 구성해 한층 가벼운 느낌으로 연출했다.
 
 
 
 
3층 역시 사무공간이며 2층과 마찬가지로 연속되는 띠 창을 계획해 일조량을 확보함과 동시에 실내의 개방감을 가져왔다. 띠 창으로 인해 건물의 입면은 세 단의 수평적 프레임과 그 사이의 틈으로 구분되며, 수평성을 강조하기 위해 가로로 긴 타일로 건물의 외피를 감쌌다. 3층의 전면부에는 일부 공간을 좌식으로 쉴 수 있도록 계획했다. 공간의 활용을 최대한도로 끌어올리기보다 건물 자체도 숨을 쉴 수 있고, UTAA의 직원들도 한 차례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.
 
 
 
북쪽을 향하는 벽체가 사선으로 구성된 4층은 일부 공간을 테라스로 활용, 모든 직원들이 자유롭게 쉴 수 있도록 했다. 4층은 내외부를 완전히 분리하기보다 서로 적당하게 교체되면서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. 이것은 평소 UTAA 건축사사무소가 염두에 두고 있는 공간 철학이 물리적으로 드러난 것이다. 3층과 계단으로 이어진 이 공간은 때에 따라 세미나실로, 또는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.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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